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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 Lislegaard,Kaspar Bonnen,Marko Vuokola,Per Wizen,Elmgreen & Dragset - Entr'acte

Introduction

연극의 인터미션은 관객에게는 휴식과 동시에 대화를 나눌 시간을 제공하며 극중 제작진에게는 다음 무대를 준비할 시간을, 그리고 배우들에게는 다음 출연을 위하여 재충전할 시간을 제공한다. 이때 연극의 전개는 잠시 보류된다. 극중 배우들은 무대에서 사라지며 다음에 어떤 장면과 소품이 무대에 출연할 지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겨진다. 이미 지나간 이야기가 다시 제시될 수도 있고 곧 일어날 일에 대한 어떤 암시가 나올 수도 있다.

이번 국제갤러리에서의 전시 <앙트락트>는 전환의 지점에서 그 출발점을 찾는다. 이 전환의 공간에서 이야기는 잠시 보류되고 무대공간은 새롭게 재정의 된다. 배우들은 무대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다. 전환의 순간은 매우 불안정하다. ‘앙트락트’ 는 불어로 막과 막 사이의 시간을 일컫는다. 이 시간은 이야기가 사라진 순간을 의미함과 동시에 빈 공간과 이야기의 부재를 채워줄 어떠한 것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갈망하는 순간이다.

한편 <앙트락트>는 연극 안에 내재하는 연극이기도하다. 이태리어 ‘디베르띠멘또 divertimento’ 에서 말하는 바에 의하면 전환은 드라마틱하며 때로는 음악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1924년도에 르네 클레르 감독이 <를라슈 Relache>라는 연극의 막간극으로 실험 제작한 <앙트락트>는 곧 초현실주의 실험영화로 유명해졌다. 이 영화에는 프란시스 피카비아, 마르셀 뒤샹, 만 레이, 작곡가 다리우스 밀로 등 많은 전설적인 작가들이 출연하였다.

이번 전시에서의 <앙트락트>는 말 그대로의 막간극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전시 공간 안에 부재하는 이야기들을 찾아내는 데에 주목한다. 그리고 연장되거나 지속적인 어떠한 순간과 이미 지나간 사건들이나 앞으로 다가올 순간들에 대한 느낌을 찾는 데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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