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ike to compose the presentation of language. I like to make the language spatial. I like coming at it various ways to various ends.
– Jenny Holzer
Kukje Gallery is pleased to present a solo exhibition of work by Jenny Holzer. For more than forty years, language has been Holzer’s primary medium. Through incisive aphorisms and poetic texts, she engages with pressing social issues and injustices. The artist’s iconic phrases, as well as those she selects from other sources, confront and disarm viewers, creating public spaces that are both stark and emotional. Spanning the gallery’s K2 and K3 spaces, the exhibition brings together recent paintings and watercolors, stoneworks, and electronic signs, each deploying text of a distinct nature. Inviting viewers to read and contemplate political and personal texts through different sensory experiences, Holzer creates a platform of oscillation between the realms of feeling and knowledge, the individual and the collective.
Holzer’s ongoing Redaction Paintings series bedecks the walls of K2. Using oil on linen, the artist translates government documents released by the Freedom of Information Act into paintings. Declassified but often heavily redacted, the US state and military papers are turned into giant abstractions, with the black blocks of redactions rendered in palladium, gold, and platinum leaf. One wall of K2 is transformed into a grid of Holzer’s newest watercolors, which are based on the US government’s “Report on the Investigation into Russian Interference in the 2016 Presidential Election,” known as the Mueller report. With bold titles ranging from dirt on HILLARY CLINTON to limit the amount of text to ultimate sin, this newest group of 36 watercolors looks back on an era of division and forward to the next chapter. Placed before the paintings are Holzer’s stoneworks, including various sizes of footstools and benches engraved with text. The tactile experience of tracing the letters cut in stone with one’s own hands provides an opportunity to reconsider the automated process of reading, opening doors to a conscious discernment and appreciation of emotion and comprehension.
In K3, four LED signs—a medium Holzer has been using since the early 1980s—further manifest the artist’s exploration of text mediated by materials. She explains that “A great function of the signs is their capacity to move, which I love because it’s so much like the spoken word: you can emphasize; you can roll and pause, which is the kinetic equivalent to inflection in the voice.” Words roll up, down, and across the LEDs at varying speeds, blinking, blacking out, and sparkling in patterns. The visual rhythm of one sign is combined with rotating motions of an inverted turntable. Suspended from a robotic system installed in the ceiling of the gallery is TRUISMS (2020), a four-sided LED that is more than three meters long. In combination with the choreographed movement of the turntable, the words scrolling the LED become musical. This vertical LED displays a cycle of Truisms, a series of brief statements that the artist has humorously described as “Jenny Holzer’s Reader’s Digest version of Western and Eastern thought.” Variously stern, playful, aggressive, and sometimes contradictory, the Truisms appear here in both English and Korean.
As one of the signs declares, CONFUSING YOURSELF IS A WAY TO STAY HONEST. Initially planned for the spring of 2020, this exhibition was postponed in the face of a global pandemic. The world has since witnessed and suffered from not only physical trauma but a dramatically accelerated degradation toward biased disunity. The year has been a tedious repetition of losing and regaining the self. At the end of a troubled year and looking toward a new start, we cautiously and proactively envision hope with the promise of a journey toward healing: IT’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
About the Artist
For more than four decades, Jenny Holzer (b. 1950) has presented her astringent ideas, arguments, and sorrows in public places and international exhibitions, including the Venice Biennale, the Guggenheim Museums in New York and Bilbao,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and the Louvre Abu Dhabi. Holzer received the Leone d’Oro at the Venice Biennale in 1990, the World Economic Forum’s Crystal Award in 1996, and the U.S. State Department’s International Medal of Arts in 2017. She holds honorary degrees from Williams College, the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The New School, and Smith College. She lives and works in New York.
“나는 언어가 시연되는 방식을 구상하기 좋아한다. 언어를 공간적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언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길 좋아한다.”
- 제니 홀저
국제갤러리는 오는 12월 10일부터 2021년 1월 31일까지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개인전을 K2와 K3 공간에서 개최한다. 지난 40여 년 간 언어를 주요 재료로 삼아 작업해온 홀저는 다양한 원전의 문구를 여러 매체로 전달하며 역사 및 정치적 불의를 고찰한다. 이때 작가의 목소리를 빌어 소개되는 글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사회의 당대적 현안을 직시하게 함으로써 냉정하고도 감정적인 공공의 장(場)을 구축해낸다. 지난 2004년과 2011년 이후 국제갤러리에서 9년 만에 세 번째로 열리는 본 전시 역시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간결한 경구들을 담은 LED와 대리석 벤치 작품부터 비밀 정부 문서에 금박을 입혀 정보의 은폐와 공유에 대해 고찰하는 회화 작품에 이르기까지, 관람객에게 다양한 감각 경험을 통해 다채로운 텍스트를 읽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감각의 영역과 지식의 영역, 개인의 영역과 공동의 영역 간 경계를 유희한다.
제니 홀저가 꾸준히 제작하고 있는 검열 회화(Redaction Painting) 연작이 K2 벽면을 장식한다. 린넨에 유화를 입히면서 미국 정보 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된 정부 문서를 회화로 번안해내는 방식이다. 이미 상당히 검열된 상태로 기밀 해제된 미국 정부 및 군부 문서가 작가의 손을 거쳐 거대한 추상화로 변모하고, 이때 정부문서 상의 검정색 검열 막대기는 다채로운 금박 및 은박으로 호환된다. 한편 K2의 다른 벽은 홀저의 최신 수채화 연작으로 꾸린 그리드로 채워진다. 2016년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한 FBI 수사 결과를 담은 ‘뮬러(Mueller)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군이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추문>, <궁극의 죄악> 등 각기 대담한 제목을 단 이 36점의 신작 수채화는 지난 분열의 시대를 돌아보며 곧 도래할 화합의 시대를 내다보고자 한다. 이들 회화 및 수채화 앞에는 벤치 모양을 한 대리석 작품이 여러 점 자리한다. 상판에 새겨진 텍스트를 손가락으로 따라 읽는 과정에서 관람객은 본능화된 독해 과정을 새삼스럽게 의식하며 감정의 범주와 이해의 범주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갖는다.
K3에는 네 점의 LED 작품이 설치된다. 다양한 물질성을 매개로 전달되는 텍스트의 영향력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다시금 엿볼 수 있는 LED라는 매체는 작가가 1980년대 초반부터 즐겨 사용해왔는데, 이에 대해 홀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LED 사인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움직일 수 있는 능력에 있는데, 나는 이것이 구두로 전달하는 말과 너무 비슷하여 좋아한다. (LED 사인을 통해서는) 글자를 강조할 수 있고, 흐르게 하거나 멈출 수도 있는데, 내게는 이것이 마치 우리가 목소리로 내는 억양의 동적 등가물처럼 느껴진다.” 작가가 선별한 문장 및 글자는 전시장의 LED를 타고 다채로운 속도로 깜빡이고 반짝이며 흘러 지나간다. 천장으로부터 수직으로 설치된 LED 작품의 시각적 리듬은 상부에 위치한 턴테이블의 회전 같은 움직임 혹은 안무와 결부되기도 하는데, 3미터 가량의 본 LED 작품 제목은 <경구들(TRUISMS)>(2020)이다. 작가가 장난스럽게 “동서양 철학에 대한 제니 홀저 버전의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라고 설명하기도 했던 ‘경구들(Truisms)’이란, 작가가 1970년대부터 꾸준히 모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 해온 일련의 격언 문구들을 칭한다. 엄격한 동시에 유머러스하고, 공격적이면서 때로는 모순적인 일련의 경구들이 K3 전시장에서 국문과 영문으로 번갈아 제시된다. 이 밖에 가로 LED 형태의 ‘서바이벌(Survival)’과 ‘리빙(Living)’ 등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장의 한 LED 작품이 선언하듯, ‘자기 혼란은 정직함을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본래 2020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던 본 전시는 전세계적으로 창궐한 전염병으로 연기되었다. 그 사이 우리는 육체적 트라우마뿐 아니라 편견을 기반으로 한 극적인 분열의 상태로 고통받는 세계를 목격했다. 전례 없이 가속화된 분열의 세상 속에서 지난 한 해는 각 개인이 끊임없이 자신을 잃고 다시 되찾는 노력을 반복해야 하는 지리한 시간이었다.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마주한 지금, 작가는 ‘생생한 공상을 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IT’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는 핵심 문장을 화두로 건네며 조심스럽되 적극적으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도록 우리를 독려한다.
작가 소개
제니 홀저(b. 1950)는 전 세계 유수의 미술기관뿐 아니라 다채로운 공공장소에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왔다. 대표적인 장소로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비롯하여 독일 국회의사당, 베니스비엔날레, 뉴욕과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휘트니미술관 등이 있다. 1990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여성 작가 최초로 미국관을 대표했을 뿐 아니라 그 해 황금사자상을 받았으며, 1996년에는 세계 경제학 포럼의 크리스탈 상을 수상했다. 오하이오 대학, 윌리엄 컬리지, 로드아일랜드 대학을 비롯해 뉴스쿨, 스미스 컬리지에서 명예학위를, 2011년에는 바나드 훈장을 수여 받았다. 현재 작가는 뉴욕에서 거주하며 작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