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laimed as the most important artist that Germany has produced since Joseph Beuys, Anselm Kiefer belongs to the generation of expressionist German painting that emerged in the 1970s. Especially after the 39th Venice Biennale in 1980, where he represented Germany, his Kiefer's art has sparked world wide debate and he has continued to produce the most powerful work in contemporary art. In the mid-1980s Kiefer came in contact with texts on alchemy and the Cabala (an ancient mythical Hebrew religion) which further enriched the artist's iconography and provided strong philosophical and poetic foundations for his art. When Germany united in 1991, Kiefer left his country never to return. Along with this self-imposed exile the theme of Germany history that had been central to his earlier work shifted to embrace religious, mythical and philosophical texts and literary references.
The universal yet archaic themes that touch upon an impressive intellectual wealth of ideas that render the reading of his work ambiguous and difficult, is further elaborated by the very personal methods of visualizing his subject matter--Kiefer works with his material like a medieval alchemist transforming various material to create large mural size paintings and massive sculptures and installations.
The works installed in the Kukje Gallery display a wide range of materials used by the artist. Apart from canvas and oil paints, Kiefer uses photography, lead, ash, straw, human hair, miscellaneous plants and flowers (such as sunflowers), ash covered clothes, and other objects. Kiefer is an artist for whom the suggestive symbolism of his material is very important and he particularly favors lead. According to medieval alchemy it is a metal that embodies memory; it is heavy yet soft, and malleable to lend itself willingly to the artist. Lead is used as a ground for paintings, as well as to shape giant books and installations of "libraries." Apart from the large installation titled Tannhauser, there are several lead book sculptures in the exhibition. Books reappear in Kiefer's art and are significant as records of divine prophesy, as documentations of civilization and the past, and the substance of the human intellect.
The symbolisms in Kiefer's art, as well as the complexity of his iconography and subject matter, are now accompanied by volumes of dense writing to decipher his art. However his work has extraordinary "presence" that immediately captivates its audience and entices the viewer to engage in the intense experiencing of Kiefer's art.
키퍼는 1970년대 독일의 표현주의 회화가 세계적으로 등단하면서 유태인의 역사와 독일 나치 정권에 대한 작품을 발표하였고, 특히 1980년 제3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독일 대표 작가로서 선보인 그의 회화작업을 기점으로 키퍼는 세계 미술계가 주목 하는 주요 작가로 부상하였다. 1991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키퍼는 독일을 영원히 떠났고 더불어 그의 작업에서도 변화를 엿 볼 수가 있다. 독일을 주된 테마로 일관하던 그의 초기 작업은 1995년 이후 일련의 종교적, 신화적, 철학적인 텍스트들에 대한 작가의 관념을 담아내기 시작하였고 키퍼의 폭 넓은 주제는 키퍼 특유의 연금술사 같은 재료 사용과 화면 처리로 대 서사적인 대형 평면과 입체작업으로 표현되었다.
1980년대 중반 키퍼가 중세 연금술과 카발라(Cabala)로 불려지는 고대 유대교의 신비로운 교리를 접하게 되면서 그의 작품의 도상학은 더욱 심화되었고 철학적인 시적인 깊이를 더해갔다. 고대 이집트 신화, 중세 연금술, 나치 정권, 카발라 교리에 이르기 까지 과거를 빌어 키퍼는 인간의 삶이 안고 있는 원천적인 부조리를 그의 난해한 작품을 통해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직설적인 목적성을 갖지 않으며 상징의 폭을 넓혀 인간, 종교, 문명 등에 대한 원천적인 문제를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폭 8미터나 되는 대형 회화를 비롯하여 페인팅 8점과 대형 납으로 만든 책모양의 설치 작품 [탄호이저]외에 조각 작품 여러 점이 함께 전시되어 최근 키퍼작품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주제와 형상을 감상 할 수 있다.
특히 [백화제방(白花齊放)] 이라는 제목의 폭 6미터가 넘는 대형 페인팅은 양귀비가 가득 피어있는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상단에 모택동의 이미지가 삽입되어있다. 백화제방이란 온갖 꽃이 일시에 만발한다는 의미로 다양한 학문과 예술이 함께 성함을 뜻하는 중국의 고사성어이다. 이를 인용하여 모택동이 전개한 백화제방운동은 인문학의 개방과 사고의 자유를 선포한다는 다원주의를 표방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문화혁명이 전개되는 가운데 반대세력을 색출하고 탄압하는 장치로서 악용되었다. 우상이자 20세기의 아이콘이기도 한 모택동은 수 많은 양귀비꽃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중국 인민을 상징하기도 하는가 하면, 특히 키퍼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양귀비는 유럽에서 상실의 의미와 1차 세계대전 전사자들을 상징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탄호이저]는 14권의 납으로 제작한 책을 가시넝쿨과 함께 쌓은 설치 작품이다. 독일의 작곡가 와그너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탄호이저는 13세기 독일의 탄호이저라는 궁정 가인의 전설에서 유래한 이야기이다. 와그너의 오페라에서 탄호이저는 획일적인 사회의 구속을 벗어나서 떠도는 예술가이자 순수한 사랑의 진리에 의해 속죄 받는 속세의 죄인이다. 키퍼의 작품에서 반복하여 등장하는 와그너에 대한 관심은 이 두 예술가의 유사점을 제시한다. 근본적으로 키퍼와 와그너는 예술이 속죄와 구원을 추구한다고 믿으며, 독일 건국신화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며, 무엇보다도 키퍼는 와그너의 음악이 전하는 장엄하고 극적인 미학을 조형적으로 형상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탄호이저]에서 바짝 말라죽은 가시넝쿨은 '자연'으로서 어지럽게 책과 책 사이에 침투하여 진리와 창조의 말씀을 담은 글과 문헌의 보고인 책과 어우러져 숭고하면서도 극히 아름다운 형상을 만든다. 탄호이저 외에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에서는 특히 키퍼의 납으로 제작한 책 조각이 여러 점 전시된다. 책은 신의 예언을 담아내고 문명과 과거사를 계승하는 매개체이며 지식의 구체화된 형상으로서 키퍼는 책을 조각작품과 설치 작업에서 자주 다루고 있다.
키퍼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그가 사용하는 재료들이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키퍼는 캔버스와 유화 외에 사진, 납, 재, 지푸라기, 머리카락, 고사리 등의 식물과 해바라기 등의 마른 꽃 외에 재를 뿌린 옷가지나 다양한 오브제들을 사용한다. 키퍼는 특히 그가 사용하는 재료가 갖는 상징성을 매우 집요하게 탐구하며 그 중에서도 특히 납을 좋아한다. 기억을 담아내는 신비의 금속이라고 연금술에서 일컫는 납은 무거우면서도 부드러운 금속이라 작가의 의도대로 빚어지는 순종적인 재료인 납을 키퍼는 대형 책 모양의 조각을 제작하거나 페인팅의 화폭으로서 사용하며 이번 전시에서도 키퍼가 납을 널리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독창적인 상징체계를 담아내는 재료의 사용에서나 폭 넓은 인문학적인 텍스트를 인용하면서 얽혀있는 지적인 작품의 테마에서 키퍼의 작업은 극히 주관적으로 작가의 관념을 형상화하고 있다.